우린 어디에서 왔으며 이제 어디에로 가는가
한때는 집이라고 부르던 낙원에서 추방된 난민
귀를 기울여 들어보라 멸절하는 종의 비명 같은 외침을
그 처절한 물음
마치 거대한 짐승처럼 물어뜯어놓고 할퀴어버린 자국이
사람의 흔적
우린 끝없이 뺏고 가지려 하네
범람한 강들과 타버린 땅 폐허와 연기뿐인데
우리 사람의 본성은 과연 선한가 혹은 악한가
개인의 존엄과 생명은 더는 존귀하지 않으며
혐오와 혼돈에 싸인 시대는 뒤틀린 분노를 허락하는데
저들의 색이 나와 다르니 처단하겠나이다
신의 이름으로 축복하소서 이 칼을
벽을 세우고 다시 허물고 겨눈 총구 끝에 아이들이 스러져
죽고 다칠 때
우린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리
서로 다름에 편 가름에 증오를 옮기는 이념
우리 옳거나 그름은 과연 옳은가 혹은 그른가
우린 끝없이 묻고 깨워야 하리
짓밟고 난 뒤에 재건하는 전쟁과 참상의 반복
우리 사람의 욕망에 과연 한계나 끝이 있는가
우리 사람의 본성은 과연 선한가 혹은 악한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