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까울 수록에
더욱 가깝고만 싶은
그런 이였기에
이제 웬만큼은
내사람으로 여겼다 싶었는데
훌쩍 떠났다
해마다 이맘때쯤
우울한 마음속으로 파고들어
누군가를 괜히 기다리게 해놓고
설레임이 채 영글기도 전에
해묵은 바람 속으로 사라진
왠지 쓸쓸해 보였던 사람
멀어질 수록에
더이상 멀어지지 않으려고
발버둥도 쳐봤던 그런 님이었기에
이제 웬만큼은
내사람으로 여겼다 싶었는데
그 후로 소식이 없었다
오버코트 깊숙히 두 손 넣고
바람 부는 가을 속으로
낙엽 밟기를 좋아했던 사람
고개 숙이며 걷는 모습이
하도 쓸쓸해서
눈물로 가득 채우던 만추
지금 내가 모르는 어느 하늘 아래서
또 길가는 어떤 사람을 손짓하며
특유의 그 쓸쓸함으로
가을을 즐기고 있을 사람
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가르쳐 준
한때나마 나의 님이었다는 걸
잊지 않았으면 좋겠다
다시 또 만나드래도